초격차를 읽고 많이 반성하고, 많이 배웠습니다. 원래 이번 주 뉴스레터에 담아서 발송하였으나, 따로 분리하는 것이 더 가독성에 좋을 것 같아 분리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01.많은 대표님들의 찬사가 있었던 책. 그래서 늘 읽고 싶었던 책. 이제서야 읽어보았다.이 책은 전 삼성 전자 권오현 회장의 경영 철학을 담은 책으로 경영과 좋은 리더가 되는 것에 있어 변하지 않는 중요한 본질을 담고 있다.
02.우선 훗날 창업을 하고,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될 때 두고 두고 꺼내볼 책임이 분명하다. 좋은 리더란 무엇인지, 전략이란 무엇인지부터, 영업, 조직의 운영, 인사와 관련된 수많은 실용적인 조언들을 삼성 전자라는 실 사례를 기반으로 배울 수 있다.
03.하지만 책을 읽고 난 직후 마음 속에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책의 지식보다도, ‘태도‘와 ’삶의 치열함‘에 관한 것이었다. 업계 거장들의 인터뷰 및 책을 보면, 그들은 늘 이야기한다. 삶과 업에 있어서 성공이란 그들만이 발견한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지키기 어려운 기본을 잘 지켜 누적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권오현 회장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였다.
04.겉멋 들지 말라고,기본을 지키라고, 잘 모르는 주니어일수록 ‘핵심 역량’을 기르라고, 거듭해서 말한다. 몰입하는 것은 좋으나, 무턱대고 일 시간만 늘리고 열심히 했다고 자축하지 말라고, 많이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05.반성이 정말 많이 됐다. 권오현 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례 속 직원의 모습이 내 모습과 많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사람의 역량은 Value, Attitude, Skill이 중요하다고, 특히 Value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위대한 이들의 발자취를 쫓아가며 Value를 정의하고, 전체를 조망하는 통찰력을 얻는다는 목적으로 내가 장기적으로 참여할 게임이 아닌 분야에 관해서도 지식을 쌓고, 산업의 Execution Layer 경험도 별로 없으면서 그 윗단인 전 Layer 영역에 관해 업의 본질과 변수와 상수를 추론하는 시도를 해 왔다.
물론 위대한 성취를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은 분명하겠지만, 위대한 이들과는 다르게 나는 핵심 역량이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내가 장기적으로 꾸준히 복리를 만들면서 핵심 역량으로 갈고 닦았던 것이 있었는가? 전혀 없었다.
지금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본인의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전공의 핵심 역량을 기르란 말입니다. 학생이 경영학 MBA 과정을 이수했다고 해서 신입사원에게 과장이나 부장 자리를 바로 주지 않습니다.
장남을 안 낳고 차남을 먼저 낳는 방법은 없습니다.경영학이나 인문학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지지 말고, 우선 자기 전공에 전념해야 합니다. 과장이나 부장을 지나고 난 다음 경영학과 인문학 공부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06.물론 나는 권오현 회장님이 말씀하시는 좋은 인재가 되는 것 그 이상을 꿈꾸기 때문에, ‘과장이나 부장을 지나고 난 다음 경영학과 인문학 공부를 해도 늦지 않다’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권오현 회장님이 말씀하시는 인재가 참여하는 게임과, 내가 참여할 게임은 다른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장님의 말씀은 단순히 말 그대로 ‘승진한 뒤에 인문학 공부를 하라’라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핵심 역량은 공백으로 남아있으면서, 그 이상의 무언가에만 관심을 가지는 그런 나 같은 사람들에게 하는 진심 어린 비판이 아닐까?
어떤 사람들은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 혹은 넓게 사고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특정 분야보다는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좋지요. 그러나 그 사람이 화가가 되고 싶다면 최소한 수천수만 번의 데생을 통해서 자신의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누가 뭐래도 일단 그림을 잘 그려야 화가가 되는 법입니다.
그런데 화가가 되겠다는 사람이 오페라 극장에 들락거리면서 음악 공부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탁월한 화가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위대한 화가가 되고 난 후라면 그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 미술의 대가가 오페라 음악에 심취하는 것은 멋진 일이겠지요. 다시 말하자면 신입사원에게는 핵심 역량이 중요합니다.
특히 이 부분. 매 분기마다 두고 두고 꺼내 읽으며 명심하자. 가장 많이 반성 됐던 부분이다. 여기서 말하는 ‘화가가 되겠다면서 오페라 극장에 들락거리며 음악 공부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 이 사람이 바로 현재 ‘내 모습’ 아닌가.
07.그렇지 않아도 평소 고민하고 있었던 부분이 회장님의 지적을 듣고 명확하게 해소되었다. 2023년 하반기 나의 공부와 행동은 내가 참여하고 싶은 게임과 어울리지 않는 게임이었다. 다시 말해, 내가 이번에 공부한 것들은 핵심 역량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동안 내가 한 행동은 VC/투자자의 게임과 어울리는 행동이었다. 단순 리서치만으로 산업 및 기업을 분석하고, 미래가 태동하는 흐름을 추적하며, 말이 되고 돈이 되는 산업의 기회를 생각하고 탐색하는 것. 이를 위해 보다 잘 예측할 수 있고,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갈고 닦은 것. 이 모든 것들은 창업가의 게임에서 핵심 역량은 아니었다.
08.VC, 투자라는 행위 모두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핀포인트에서 경험한 퀄리티 있는 기업을 분석하고 좋은 스토리로 표현하는 행위 역시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지적인 욕심 때문에 그 모든 활동들을 더 잘하고 싶었고, 더 본질에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 명백히 이는 창업가의 공부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것이 현실이다. 돈이 될 것, 말이 될 것, Killer Application이 될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해결하는 실행 Base의 행동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군대여서 실행이 제한되었어도, 실행을 전제로 필요한 공부를 하는 방향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09.앞으로의 공부는 조금 더 핵심 역량에 포커스를 맞출 예정이다. 위대한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핵심 역량도 없이 Value랑 Attitude만 쌓아서Shortcut으로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권오현 회장의 말씀을 빌리자면, 장남을 안 낳고 차남을 먼저 낳는 방법은 없다.
나는 너무 리더처럼 내 약점을 보완하고, 과한 추상화와 융합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명백하게 차남을 먼저 낳으려는 시도이다.
빌게이츠도, 저커버그도, 세르게이 브린도 처음에는 마케팅도, 비즈니스도, 영업도, 산업도, 투자도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새로운 미래 기술에 관한 열정과 그 열정과 속도에서 기반한 핵심 역량만이 있었을 뿐이다. 지금 내 상황에서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 우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기술 인프라인 AI와 MR에서 Working하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빨리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일 것이다. 이것부터 시작하자.
10.마지막으로 치열한 삶. 권오현 회장님처럼 늘 도전하고, 실패에서 배우며 치열하게 살자. ‘나 자신이 상황에 맞게 변신하지 않으면 성장은커녕 생존할 수도 없다’라는 그의 말을 기억하자. 내가 평생을 바쳐 참여하고 싶은 기술 혁명이라는 게임도 변신하지 않으면 금방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게임이다.
한번의 성공을 맛보아도 안주하지 말자. 늘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변신하자.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면서 더 이상의 변신을 멈추어버린다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에게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내 꿈을 실현하고, 조직의 존재 이유를 달성하자.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조직의 존재 이유를 달성하려면 끊임없이 자신과 조직을 변신시켜야 합니다.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면서 더 이상의 변신을 두려워하고, 거대한 애벌레로 남아 있으려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거대한 애벌레인지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눈에는 하늘을 날고 있는 새들이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독보적 기술로 슈퍼 사이클을 스스로 만들어내겠다는 목표와 방향이라면, 차이를 만들고 끊임없이 변신하는 것은 초격차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법입니다.
굉장히 공감되는 글이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기술 인프라인 AI와 MR에서 Working하는 다양한 제품 만드는 것 => 같이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