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매일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많은 실험들이 탄생합니다. 이번 파도는 지난 30년간의 PC통신, 모바일 파도보다도 더욱 가파른 파도인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파도를 똑바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저만의 관점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 파도를 서핑하던 빌더들의 사례를 통해 저만의 관점을 구축할 힌트를 얻고자 합니다. 이번 주는 그 힌트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다룹니다.
첫번째로, 파도 속 중심을 잡기 위한 큰 그림을 역사를 통해 찾고, 이를 바탕으로 제가 미래 중요한 파도라고 여기는 2가지 기술인 AI와 크립토에 대한 생각과 질문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신기술-Native 제품과 라이브옵스에 대해 다룹니다. 글이 길어져서 2편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역사의 교훈
모바일 보급(=스마트폰 보급 초창기) 파도 속 ‘오픈서베이’, 핀테크 초기 파도 속(국내 기준 2015~2016) ‘한국신용데이터’를 설립한 김동호 대표님의 관점. 돌이 떨어져서 석기시대가 끝난게 아니다. 세상이 바뀌고, 신생 기업들이 Game Changer가 되는 순간은 모두 기술의 파도로 인해 더 좋은 대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이다.
“석기시대가 끝난 이유는 돌이 다 떨어져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더 나은 발상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 Sheikh Yamani, Saudi Arabia’s previous oil minister
세상에 없던 새로운 상수를 만드는게 아니다. 기존 기업이 그동한 충족시켜온 상수를 절대적인 관점에서 갑자기 만족시키지 못한 것도 아니다.(내부적 이유로 망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인류 역사상 늘 존재하는 상수를 더 좋아진 변수로 새롭게 충족시키면서 시대가 변화는 것이다. 아래는 인상적이었던 구절.
십수년 전 PC통신이 보급될 때 산업에 존재했던 기회들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생겨난 기회들 사이에는 공통분모가 뚜렷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온라인과 모바일은 완전히 새로운 무엇이 아닌 컨텐츠를 전달하는 ‘매체’에 불과한 까닭이다.
PC통신이 보급되던 1990년대 중반부터 크게 서너차례 왕좌가 바뀌었는데, 이는 기술도약으로 새로운 주류 매체가 도입된 시기와 맥을 같이했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기존 방법론에 도전할 수 있는 ‘리셋 기회’를 만들어내고, 이 기회는 선발주자가 열심히 구축한 경제적 해자를 손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기다.
예를 들어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가장 먼저 조명받는 ‘메신저’를 보자.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은건 모두에게 있는 공통적인 욕구이기 까닭에, 판이 새로 깔릴때마다 많은 회사가 이걸 공략하기위해 달려든다. 1996년 출시된 세계 최초의 온라인 메신저 ICQ 는 서비스시작 3년이 채 되기전에 AOL에 $4억달러에 인수되었고, 2001년 당시 인터넷 사용자 4명 중 1명이 사용할 정도로 확산됐었다. PC통신의 보급과 함께온 기회를 잡은 셈이다.
Windows 에 기본탑재되어 ICQ의 아성을 위협했던 Microsoft MSN 메신저는 네이트온 메신저에게 (한국에서의) 왕좌를 내줬는데, 이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초고속통신으로의 전환기에 나타난 ‘리셋 기회’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바일의 확산과 등장한 카카오톡은 출시 2년만에 국내 최대포털 네이버를 순방문자 기준으로 넘어섰다.
벤처기업 아이디인큐가 개발한 오픈서베이는 모바일 앱을 이용한 응답수집과 알고리즘 기반의 신뢰도검증을 활용해 기존 업체들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결과를 전달하고 있다. 심지어 가격은 십수배 저렴하다. 20%-30% 개선된 것이 아니라 수십배 이상 개선된 속도와 비용으로 고객들의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 와해적 혁신은 모바일 시대가 만들어낸 기회다. 다시, 돌이 떨어져서 석기시대가 끝난게 아니다.
김동호 대표가, 10년전 과거에 대해 탐색하는 사고가 담긴 글.(2012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대 흐름을 찾아보면, 변수와 상수가 보인다. 그 때나 지금이나 늘 중요한 개념, 지금과 그 때와 달라진 상황들이 말이다. 2023년과 이 때(2012)는 무엇이 동일하고, 무엇이 다를까? 2033년과 현재는? 김동호 대표의 말처럼, ‘역사책에 나와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현실과 동떨어져보여도 사실 인간의 본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시기도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에게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얘기가 되겠지. 그 때 그 책은 나와 우리 그리고 지금을 어떻게 그려낼까? 시간이 흘러 역사책으로 봤을 때, 좋은 의사결정이었다고 웃으며 돌아볼 수 있게, 현재 시점에 갇히지 말고, 끊임없이 통시적으로 넓게 보는 시선을 기르자.
문득 1년 전이 아니라, 10년 전 벤처업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금수강산도 변하는 시간인데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일단 ‘스타트업’을 제목이나 본문에 포함한 기사수를 찾아봤다. 2012년 7월의 경우 25일 현재까지 총 439건, 1년 전인 2011년 7월은 178건, 그리고 10년 전인 2002년 7월은? 단 4건에 불과하다.
10년 전엔 지금보다 100배나 미디어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일까? 아니다. 스타트업이란 단어가 유행어인 까닭이다. 실제로 같은기간동안 ‘벤처’를 포함한 기사수를 비교해보면 2828건 > 2135건 > 1132건 으로 2.5배정도의 차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상생, 동반성장, 중소기업이 강해야한다는 메타포는 늘 있어왔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뛸 선수는 없는데 운동장만 많아진다’는 농이 들릴정도로 인큐베이터와 지원정책이 많아진 지금과 달리, 2002년의 여름은 벤처에게 참 시렸다. 벤처회사들에 대한 혹독하고 냉정한 평가, 그리고 투자유치의 어려움이 상존하던게 불과 10년 전 여름이다.
역사책에 나와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현실과 동떨어져보여도 사실 인간의 본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 때나 지금이나 문제되는 상황들은 비슷하다.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에게 2012년 여름이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옛날 옛적 얘기가 될거다. 그 때 그 책은 나를, 우리를, 그리고 지금을 어떻게 그려낼까.
미래는 이미 왔다. 다만, 불균등하게 분배되었을 뿐이다.-김동신 대표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William Gibson의 말. 이에 대한 2005년 김동신 대표님의 관점.
"The future is here. It's just not evenly distributed yet."
미래가 분배되는 과정을 함수화해 이 속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특히 Usage pattern이 중요한데, 기존 고객/잠재 고객의 사용 패턴을 파악하고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 사이의 이음새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것, 다시 말해, 학습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Usage pattern(사용 패턴)이라는 것이 있다. 하이테크 제품이나 서비스의 확산을 위하여는 전환 비용, 혹은 완전히 새로운 것일 경우(이런게 존재한다면) 학습 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여기서 기존 고객/잠재 고객의 사용 패턴을 파악하고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 사이의 이음새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것이 이러한 비용을 줄이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미래를 분배시키는데는 비용이 들고 (시간, 돈), 마케팅 비용, 학습/전환 비용, 인프라 비용 등 액수와 시간이 임팩트*면적 및 모양*지속성의 패턴이라는 세 가지 변수의 곱에 영향을 미치고, Mass Adaption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다. 따라서 해당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어떻게 전환 비용을 최소화하고, 장기적 성공을 구축할 수 있을지 사고해보자.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시대를 돌아보면 기출문제가 있다. 위 글에서는 기출문제들도 소개시켜준다. Usage pattern 관점에서 학습 비용을 최소화해 전환에 성공을 마주했던 제품과, 아닌 제품들을 말이다. CDP에서 MDP로의 전환은 새로운 사용 패턴을 유발했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고, MP3로의 전환은 기존 사용 패턴을 더 좋게 만들어줬기 때문에 전환에 성공했다. 개인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email보다 메신져가 사용 패턴을 보다 쉽게 만들어줬기 때문에 전환에 성공했고, PDA 같은 경우는 생소한 사용 패턴으로 전환에 실패했다.
이런 관점에서, 초기 크립토 프로젝트들은 학습 비용 최소화 측면에서 실패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용자들에게 기존의 것과 이음새를 만들어주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하기 때문. 아래는 인상적인 구절들
비교적 평이했던 케이스가 CDP/MDP에서 MP3플레이어로의 전환이었다. 오히려 CDP에서 MDP로의 전환은 파일 정리 및 녹음, 혹은 CD체인지 및 녹음 등의 새로운 사용 패턴을 유발하였기 때문에 넓은 대중성을 확보하기에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MDP가 분명 좋은 점이 없지 않다. 가벼운 무게와 크기, 그리고 꽤 괜찮은 음질에, 녹음할 때 추가 effect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 자기만의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등이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함에도 불구하고 사용 패턴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에는 메신져의 경우를 보자. 기존의 email에 들어가는 노력대비 효과에 비하여 오히려 즉각적인 반응과 사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통하여 거꾸로 사용 패턴의 총 임계치를 낮추었다. 즉, 장문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면 사용 패턴상에서 메신져가 이메일 보다는 개인 커뮤니케이션에 더 적합한 미디엄이 된 것이다.
하지만 PDA같은 경우는 여전히 생소한 사용 패턴으로 폭 넓은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파일 호환성, 스타일러스 입력 방식과 문자 인식, 싱크 및 드라이버 설치, 종종 일어나는 다운 현상 등 여러가지 시간적, 재무적 전환 비용 및 사용 패턴 상의 변화가 일반적인 노력과 호기심 만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벽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실타래를 엮어 보자. 이미 다가온 미래를 확산시키는 것에도 비용이 든다. 마케팅 비용, 학습/전환 비용, 사회 전반의 인프라 비용 등, 액수와 시간이 임팩트*면적 및 모양*지속성의 패턴이라는 세 가지 변수의 곱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전체 사회로 퍼져나가는 데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다.
여기서 전환 비용과 사용 패턴의 적응에 대한 해결책과 실질적 효능, 디자인 차별화 등이 +임팩트에 영향을 미친다면, 정보력과 관련된 방법론과 사회/시장에 대한 접근 방법이 +면적 및 모양을 결정하고, 사회 전반의 인프라 및 투자 규모와 기간, 전략 등이 장기적인 +지속성의 패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미래는 다가왔다. 이 것을 시장과 사회에 균등하게 분배하는 곳에서 수 많은 기회와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서 위 세가지 축을 기준으로 어떻게 접근하는 가에 따라 미래의 분배가 가능해질지가 결정될 것이다.
Jeff Bezos: The electricity metaphor
19세기 골드러시와 전기 산업을 바탕으로 20세기 말 인터넷 파도를 설명하는 베조스. 인프라를 까는 것의 중요성, ‘초기 Usage pattern이 안좋을 수 밖에 없으나 인프라와 제품의 개선으로 이는 해결될 수 있다’라는 관점을 배울 수 있다. AI와 크립토 시대를 바라볼 때 역시 중요하게 적용할 수 있는 관점인 것 같다. 간단히 알아보자.
닷컴 버블 시절, 골드 러시와 인터넷 러시를 비교하는 의견이 정말 많았다. 둘다 실제로 존재하는 Value 였고, Value에 비해 급격하게 성장했고, 또 금방 급격하게 하락했다. Value가 포착되었을 때, 많은 과대 선전 광고들이 버블을 불러일으켰고, 그 과정 속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겨울을 보내고 있는 크립토도 여기에 들어갈 수 있겠다. (Hype, Buzzword)
하지만, 기술의 파도와 골드러시는 명백히 다르다. 골드러시는 금이라는 유한한 자원이 Value이기에 마지막 덩어리가 있다. 하지만 혁신에는 마지막 덩어리가 없다. (내가 기술의 파도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기술 파도를 서핑하는 게임을 하고자 하는 나는, 골드러시 게임과 기술 혁신의 게임이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인지해야겠다.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 인프라와 Usage 패턴의 발전 2가지 측면이 다르다.
베조스는 전기와 가전제품 산업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첫번째로 인프라에 대해 알아보자. 골드러시의 경우, 유한한 자원이 많이 발굴되는 장소를 발견하는 것이 Value의 시작이라면,(자연 속 발견) 기술 혁신은 인프라를 까는 것이 Value의 시작이다. 전기를 활용한 가전제품 전성기는 전구가 전기 인프라를 다 깔고 나서야 시작되었다. 근데 이 인프라를 까는 것은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럼 누가 까냐? 초기 선두주자 혹은 기존 자본이 많은 대기업이 깐다. 전기 역시, 에디슨의 제너럴 일렉트릭이 많은 돈을 들여 도로를 파 뒤집어 전기 인프라를 깔았다.
인터넷 역시, 장거리 전화 네트워크 인프라가 통신 회사 중심으로 깔리고 그 위에서 세워진 발명품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AI, 크립토가 기존 SW 인프라, 컴퓨팅 파워 인프라 위에 세워진 것이고, 우주 인프라, AR/VR 인프라, 자율주행차 인프라, 에너지 인프라, 바이오 인프라 등이 깔리고 있는 인프라일 것이다.
광부가 금광이 발견되었고, 어느 정도의 금이 있을지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기술 혁신의 게임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 인프라를 까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베조스는 닷컴 시대에 선조들이 깔아둔 인프라 위에서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고, 현재는 후대를 위해 인프라를 까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나도 베조스처럼 초기에는 인프라 위에서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이후에는 후대를 위해 인프라를 까는 일을 하고 싶다.)
두번째로 Usage 패턴의 발전에 대해 알아보자.
1890년에서 1900년 초기에 나타난 가전제품들은 UX가 엉망이었다. 가전 제품을 끄는 스위치는 한참 뒤에 나타났고, 활용처는 극히 적었으나 비용은 매우 높았다. 그러면서 기술에 대한 많은 우려와 불만이 쌓였다. 하지만, 인프라의 발전과 UX에 대한 실험은 장기적으로 UX를 향상시키며 고객의 당시 걱정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위 이미지는 1908년 인기를 끈 세탁기다. 근데 이 세탁기에는 스위치가 없다. 가전 제품을 끄는 스위치가 한참 뒤에나 나타났으며, 세탁기를 끈다는게 당시에는 말이 안됐다.
당시, 인터넷도 마찬가지였다. 무선렌, 초고속 인터넷 기기는 컴공 박사들도 설치하기 어려웠으며, 전문 기사들도 몇시간씩 걸리면서 헤매는 작업이었다. WSJ를 비롯한 당시 수많은 언론들은 인터넷 기업의 나쁜 UX에 대해 외쳤다. 베조스는 그저, 인터넷이 1908년 세탁기 시기에 있는 거라고 말한다. 지금은 어떤가? 베조스의 말처럼 당시 인터넷은 1908년 세탁기 시기였고, 가전제품의 미래와 똑같이 인프라와 실험으로 인해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UX가 편리해졌다.
영상을 보면서 해치랩스 Face Wallet 소개글이 생각났다. 내가 골드러시 게임이 아닌 기술 혁신의 게임을 하고 있다면, 기술 혁신의 게임은 인프라와 Usage pattern의 발전이 장기적으로 필요한(그리고 따라오는) 게임이라고 늘 기억하자. 그래서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시점이, 이 혁신의 함수 속 어느 시점에 위치했는지를 늘 인지하자. 크립토는 1908년 세탁기 시기에 있는게 아닐까? AI는 아직 이렇다할 AI-Native 제품이 나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2012년 1월 1일 김동신 대표님의 지난해(2011) 회고글. 경영의 본질인 ‘목표 달성 역량’과, 개인적으로 기술 혁신에서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전 기반 초장기적 사고’에 대해 다루고 있다. ‘티몬이 간다’ 책을 읽고 레브잇(올웨이즈)에서 인턴을 하며, 목표 달성 역량과 목표를 달성해내는 조직이 무엇인지에 대한 심상을 잡았는데, 피터드러커 때부터 목표 달성에 대한 중요성은 여전한 것 같다.
여기서는, 시대의 선택을 받은 기업 (파도에 올라탄)에서도 중요한건 목표 달성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벼락 성공으로 남게될 것. 파도를 성공적으로 탄 많은 기업들이 빠른 시간내로 다시 넘어지지 않았는가? 지속성을 위해선 성과를 내는 것, 다시 말해, 목표 달성 역량이 중요하다.
요즘 돌고 있는 넥슨 김정주 사장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다시한번 느꼈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그것의 선택을 받는 것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 시대의 흐름을 잡는 조직의 DNA. 그러면서도 또 놓치게 만들 수도 있는 조직의 DNA. 지금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바다 건너 GREE나 DeNA의 경우도 마찬가지일게다. 그들에게도 시대가 바뀌면 위기가 올 것이다. Groupon이나 Zynga에게는 생각보다 빨리 그러한 위기가 당면한 듯 하다. 파프리카랩이라는 조직의 DNA는 어떻게 구성되어있는가?
스티브잡스가 애플 초창기에 경영자로서 과연 얼마나 뛰어난 관리 역량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거기에서 많은 좋은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성과를 낸 것이다. 그리고 경영이란 성과를 내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나도 의식하지 않으면 어느순간 계속 잊고 사는 것. 목표 달성이 중요한건 맞다. 하지만, 장기적인 비전과 관점이 배제된 목표 달성 능력은 기술 혁신의 게임에서는 적합하지 못하다. 목표 달성으로 점에 도달하되, 절대로 그 점에만 매몰되지 말고, 명확한 비전과 장기적 관점을 놓지 말자. 선들을 이어나가자.
여담이지만 올해 어느 순간부터인가 미래를 그리고, 큰 그림을 보는 일을 게을리 한 듯 하다. 스티브잡스의 전기에서 노트북의 mock-up을 맥팀 앞에서 꺼내는 장면에서 뒷통수를 때려맞은 듯 했다. '아, 내가 이걸 잊고 있었구나' 싶었다. 명확한 비전. 비전에 수반되는 목표를 달 성해가면서 점점 더 멀리 있는 점을 찾아나간다. 선들을 이어간다. 점에 도달하기 전에 선이 생겨나지 않는다. 하나 하나 제대로 경영해가는 것이다.
넷플릭스도 언제 어디서나 고품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을 꿈꿨으나 창업 당시 인터넷 환경에서는 동영상 고화질 시청 자체가 불가능했다. 서류 봉투에 DVD를 부치며 때를 기다리고 고객을 모았다.
2012년 김정주 대표 인터뷰. 넥슨은 당시 닷컴 버블 시절 기업들 중에 거의 유일하게 초창기부터 해외 진출에 성공한 회사이다. 당시 인터뷰들을 찾아보면, 닷컴 버블 당시 국내에서는 해외 진출에 대한 니즈도 적었고(국내에서도 호화로웠던 시기라), 어떻게 나가야하는지 역량도 부족했다. 근데 넥슨은 1년만에 미국 진출, 3년만에 일본 진출을 하며 공격적으로 해외를 두드렸고, 또 성공했다. 그 비결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인터뷰.
결국 정답은 ‘사용자 경험’을 두드리기 위한 Iteration.
“넥슨의 경우 매출의 반이 해외에서 나온 지가 꽤 됐습니다. 작년에 70%-80% 정도는 해외매출이었습니다. 지금 해외를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저희는 96년에 처음 게임서비스를 천리안에서 시작했어요. 미국 법인이 97년이고 일본 법인이 99년에 시작했죠. 우린 특히나 한국 서비스 갖고는 굴러갈 수 없다고 초기부터 생각해서 해외진출 생각했습니다. 해외를 더 집중적으로 가야되는 업계 선택하는 분들이 꾸준히 하고 오래하면 결국은 해외에서 물건을 팔아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메이플스토리하고 있는 미국법인이나 동경증시에 상장돼 있는 일본 법인은 가서 2-3번 다시 만든 겁니다. 계속해서 다시 두드려야 합니다. 결국은 사주는 사람이 있을 거다라고 믿고 하십시오.
추가적으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확신을 더해준다. 참고자료/기출문제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자. 예상문제지를 찾아보면 헤매지 않고 갈 수 있다. 군대여서 실행이 제한되어있기에, 군대에 있는 동안 많은 기출문제를 Input으로 넣어야겠다.
제 생각에 세상에 항상 정답지는 아니지만 참고자료 이런게 항상 있었던 것 같고 어떤 일을 하시든지 분명히 있습니다. 컨닝페이퍼가 있었죠. 일본의 스퀘어가 있고. 그런 알려진 회사들을 뒤져보면 의외로 자료가 있었습니다. 이런이런 행동을 하고 인센티브 시스템이 있고, 이런 규모일 때 이런 정책을 펴서 벗어나더라. 항상 비교할 수 있는 게 있고 저희가 온라인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패키지 하게 되면 역시 참고할 수 있는 게 있는 거죠. 연감 같은 것 1년에 500타이틀 가까이 됩니다. 내가 하려는 업계에서 그 규모와 비슷한 회사를 찾아보면 예상문제지를 찾아보면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
기출 문제를 찾아보자. 아이폰이 나왓을 때 아이폰의 경쟁 회사는 블랙베리, 노키아.
당시 해자를 가지고 있던 쪽은 아이폰이 아닌 블랙베리.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이폰이 블랙베리를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위 글처럼 사후적인 판단으로는 해당 전문가들에게 바보적인 의사결정이라고 욕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당시 업계 중앙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당시 데이터만을 중심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당시 블랙베리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무려 44%였음. 게다가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블랙베리 아니면 대안이 없었음. 블랙베리는 유일하게 비즈니스용 ‘앱’이 있었음. 아이폰은 이제 막 ‘앱’들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고 블랙베리는 이미 대기업들이랑 ‘해자’가 구축되었던 상황이기에 더더욱 이 벽을 넘어서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음. 블랙베리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게 ‘당연한’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임. 대부분 사람들은 그 당시 시기로 돌아간다면 아이폰이 아니라, 블랙베리 손을 들어주었을 가능성이 높음. -BZCF
위 데이터를 보자. 당시, 블랙베리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인 의사결정인 것 같다. 시장 점유율, 비즈니스 앱 해자, 아름다운 디자인까지, 후발주자인 아이폰에게는 힘든 경쟁처럼 보인다. 하지만, 당시에도 아이폰의 손을 들어준 몇몇의 전문가들이 있었다. 그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중요한건 비즈니스적 내러티브보다도 사용자 경험(=좋은 제품)(=수요)과 장기적 관점인 것 같다. 구글이 오버추어를 이길 때도 당장 돈이 되는 것보다도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고, 보다 크고 장기적인 꿈을 꿨던게 주효했으니까.
기출문제를 찾아보자-(2). 번개장터와 당근마켓은 같은 모바일 중고 거래 서비스인데 뭐가 달랐을까? 번개장터가 모바일 중고 거래 서비스의 선두주자임에도, 당근마켓에 점유율이 뒤지는 이유, 기업가치가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찾기 위한 2011년 번개장터 장원귀 대표 인터뷰와 2017년 당근마켓 김용현 김재현 대표 인터뷰.
개인적으로는 기술 혁신의 시기 차이, 이를 대하던 태도의 차이가 존재했던 것 같다. 번개장터가 만들어진 모바일 보급 초창기에는 모바일 경험 인프라가 부족했고, SW 인프라도 부족해 카페(중고나라), 오픈마켓이 제공하던 경험보다 더 좋은 경험을 모바일이라는 변수로 제공하지 못했다. 당근마켓이 만들어질 때는 인프라 성숙으로 그런 게 가능해지던 시기였고, 기존의 산물은 중고 사기 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어 신규 플레이어를 원하는 시기였고, 두가지가 중요하지 않았을까? 다음에 조금 더 찾아보자.
원래 이런 물건들을 처리하는 전형적인 방법이 있다.인터넷에 있는 그 수많은 오픈마켓에 물건을 올려놓고 중고 물품으로 팔면 된다.그런데 여기에 장벽이 있다.오픈마켓에서 물건을 팔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이게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일단 판매자로 등록하고 물건을 올려놓는 과정이 꽤나 복잡하다. 너무 해야할 것이 많아 막상 본래 목적인 상품 등록 과정까지 오면 그만 지쳐버리고 만다.
‘번개장터’는 쉽게 말해 기존 온라인상에서 진행됐던 중고 물품 거래를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도록 한 앱이다.
“사업자 중에 일반 판매자로 가장하고 물건을 올리는 사례들이 있어요. 기존에 회원들간 물품 중고거래를 진행했던 카페들을 봐도 이런 비슷한 문제들이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해 운영진들이 직접 일일이 게시물을 체크하고 강퇴시키는 등의 방법을 썼죠.”
하지만 당근마켓은 IT 기업이고 개발자가 전체 직원의 60%가 넘는 기술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일일이 확인하는 방법이 아닌 좀 더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 업자들이 올린 게시물을 분류하는 머신러닝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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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Decipher DE FERENCE : Keynote, 문건기, 해치랩스 대표님
[Two Cents #64] Generative AI — LLM 기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몇 가지 생각
다음 글에서는, 오늘 소개드린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현 시점 강력한 파도인 AI와 크립토에 대한 생각과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허진호 대표님과, 문건기 대표님의 글과 영상을 중점으로
‘크립토 게임에서 더더욱 중요해질 라이브옵스는 무엇인가?’
‘AI-Native, 더 넓게 신기술-Native 제품은 어떻게 등장하는가?’에 대해 공부한 내용들을 다뤄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넥스트 엄청 기대되네요 ㅎㅎㅎ